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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진 피크닉 클래식 첫날 개릭 올슨 피아노 리싸이틀 방구석 1열 감상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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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1.08.30

네이버 클래식 음악 동호회에 썼던 저의 공연감상 후기를 퍼 왔습니다. 

좋은 공연 마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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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피아노음악을 잘 모르기는 하지만, 개릭 올슨이란 연주자를 처음 들어봤는데요. 원래는 이 공연을 갈려고 하다가, 코로나 4단계로 인해 요근래 인천의 모든 공연이 취소되어서, 어차피 예매해봤자 또 취소문자받을꺼 같아서 안했는데,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축제는 진행이 되고 있네요. 사실 잘 모르는 연주자이기도 했으나, 서울에서 정명훈쌤과의 협연공연에서 슈클횐님들의 극찬의 후기를 보고, 온라인 생중계를 꼭 챙겨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구문화재단 주최의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은 올해로 4회째라고 하는데요. 사실 저도 그 이전은 잘 모릅니다.ㅎㅎ인천 서구가 현재 예비법정문화도시로 선정이 되어있고, 앞으로 법정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 특히 서구문화재단이 여러 의욕적인 활동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저 역시도 서구문화재단의 활동의 일환인 주민문화추진단 활동도 하고, 저희 앙상블의 활동지역이 바로 인천 서구지역이고, 서구청에서도 지원을 받기 때문에, 서구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여러 공연들의 정보를 놓치지 않고, 관심두면서 보고 있어요.

특히 작년에는 백건우쌤과 올해 초에는 임동혁, 임동민 형제의 듀오의 공연이 있었고, 쉬시킨의 리사이틀과 어제 개릭 올슨의 독주회가 있을만큼 양질의 피아노 독주연주 기획을 종종 하고 있습니다. 피아노라는 악기가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혼자서 단독 독주회를 하더라도 대중들에게 쉽게 어필이 잘 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이지 않나 추측해보는데, 앞으로는 다양한 악기구성 및 라인업과 여러 아티스트들을 초청하는 연주회를 자주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고맙게도 이번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의 모든 공연이 유튜브와 네이버 TV로 생중계가 되어서 티켓팅을 놓쳤지만, 집에서 편하게 방구석 1열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해 준 서구와 서구문화재단에 노고와 집행에 감사드리네요. 이렇게 지자체에서 하는 공연은 일반 사설 기획사의 공연과는 달리, 특히나 시민의 세금을 유용하고, 문화복지의 측면에서 불특정 다수의 시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기 때문에, 얼마나 대중들에게 편의를 도모하고자 하는 행정과 집행력에서의 적극성과 결단이 빛을 발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온라인 송출 때 자막으로 아티스트와 연주곡에 대한 소개를 자막으로 넣고, 아티스트와의 간단한 인터뷰 같은 것을 인터미션때 방송했더라면 더 풍부한 온라인 생중계 공연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향후에 문화재단쪽에 기회가 된다면 의견을 전달할 생각이기도 하고, 앞으로는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하기도 합니다.

개릭 올슨이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여타의 유명 피아니스트 대비해서 자료가 많지는 않았어요. 5년마다 열리는 쇼팽 콩쿨의 미국인 최초의 우승자이자, 부조니 콩쿨에서도 1위를 하셨는데도 말이에요. 더 놀라운 건 아르헤리치와 짐머만 사이에 우승한 분이 바로 이 개릭 올슨이라는 흥미있는 사실도 알았습니다.

190센티가 넘는 장신이셔서 피아노 의자가 보통의 연주자들에 비해 굉장히 낮게 느껴졌고, 마치 걸리버를 연상케 하는 풍채에 온라인으로 보니, 큰 체구 만큼이나 큰 손이 아주 인상적이였습니다. 진짜 피아노를 덮을만큼 엄청나게 큰 손..그래서 사자개님께서 할머니 손 약손같은 편안함을 느끼셨는지도요. 정말 악기하기에는 아주 유리한 손이고, 자신감있는 타건이 돋보이면서도 또 섬세함을 잃지 않는 연주라는 느낌이었습니다.

 

피아노곡을 잘 모르지만 쇼팽의 에뛰드를 연주하실때는 빠른 부분에서 막귀인 제 귀에도 들릴 정도로 워낙 대중적인 레퍼토리라서 미스터치가 생생하게 전달되었지만 전반적으로 일흔이 넘는 노년의 연주자의 연주는 속도감과 리듬감의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슈클 어느 횐님의 댓글처럼 인간적으로까지 들리기도 하였습니다.

인터미션이 끝나고 후반부에서는 스크리아빈의 곡들을 연주하셨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저는 스크리아빈의 곡들을 박종해 피아니스트님께서 라디오에서 연주해주셨을때 처음 들었는데, 현대음악답게 불협화음적인 요소를 가지면서도 재즈적인 즉흥성을 강하게 느꼈는데, 특히나 올슨처럼 노년의 연주자가 스크리아빈을 연주 레퍼토리로 선택했다는 것이 또한 신선하기도 하였습니다. 연주 테크닉에서 일반 고전적인 방식의 터치에서 벗어난 부분도 종종 보이기도 했는데, 노익장의 모습에서 젊은이의 열정과 의지도 엿보였다고나 할까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을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협연 공연과는 달리, 혼자서 모든 것을 이끌어 가야하는 독주 무대는 연령대를 불문하고 그 어느 연주자에게나 부담감이 크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클텐데도, 일흔이 넘은 노익장이 혼자서 오롯이 채운 독주 무대는 비록 온라인이고, 처음이였지만, 그가 어떤 아티스트였는가를 오롯이 직접 체험한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그 어려운 곡들을 전부 암보로 하신것도 참 놀라웠고요.. 계속 건강하셔서 좋은 연주 많이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서진은 동쪽에 있는 정동진과 대척점을 이루고 임금이 지내던 광화문에서 서쪽 끝에 있는 나루터라는 지어진 이름이라고 해요. 서쪽은 역시 일몰이 유명하고, 아라뱃길을 따라 흐르는 강이 있습니다. 원래 정서진 축제의 마지막 피날레 공연은 정서진 수변무대 야외 공연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실내공연으로 변경되었다고 합니다. 자전거를 타기에도 일몰과 강의 경치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에요. 내년 정서진 피크닉 클래식 축제에서는 꼭 가을의 정취를 느끼면서 야외공연이 성사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공연장을 찾을려면 서울 서초 예술의 전당이나 광화문쪽 세종문화회관까지 가야하고, 공연이 끝나면 막차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와서 공연장가는 게 참 힘들고 어려웠는데, 이렇게 서쪽 끝자락에 있는 지자체에서 공연을 유치해주고, 온라인 생중계를 해주니 그래도 역시 우리나라는 계속 균형적 발전을 하고 있구나하고 느끼게 됩니다. 앞으로도 좋은 공연 많이 유치해 주실 것을 기대하겠습니다..ㅎㅎ

아, 그리고 인천 지역화폐인 서로이음카드 소지자이면 서구문화재단 주최의 공연들을 30프로나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검색해보니 다른 지역분들도 발급받아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음카드 앱을 다운로드해서 카드신청하면 최초발급은 무료로 발급이 가능합니다. 소득공제도 가능하고, 인천 내에서 사용금액의 10프로가 바로바로 캐쉬백이 되어서 저는 주유할때나 동네마트나 각종 가게들(대형마트나 본사가 인천외에 있는 직영점 경우는 안돼요.), 심지어 인천 내 학원비도 캐쉬백 되니 좋아요. 인천 오실일이 자주 있거나 서구문화재단 공연 보실때 활용하시면 좋을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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